wonho lim(혜일) 2016. 8. 9. 11:44


                                                        네명의 아내 / 잡아함경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아내이니 만큼사랑 또한 극진하기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그지없는 성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넷째는 말합니다."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이렇게 하여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에 나오는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든든하기가 성과 같았던 재물도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살아있는 동안은 별 !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지옥의 끓는 불 속이던 마음이 앞장서서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 이었으면 늘 다니던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요,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 다니던 밝고 환한 길이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業)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 무   아 미 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