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세계(華嚴)
깨달음의 세계(華嚴)
화엄(華嚴)은 깨달음을 향한 첫 마음부터 부처님까지 52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하나하나 단계의 관계에서 보면 맨 앞에 1 에서부터 10까지의 수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10주(住), 10행(行), 10회향(回向), 등등..... 단계마다 제 모습을 가지고 있되 그 모습 그대로 전체가 되는 것이 화엄(華嚴)의 연기(緣起) 세계입니다.
1이란 그 자체로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2에서 10까지의 숫자가 뒷받침이 되어야만 1이란 숫자가 뜻을 갖게 됩니다. 아울러 바탕 숫자인 1이 없으면 2에서 10까지의 숫자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이 1이 모든 숫자가운데 하나이지만 동시에 1이 모든 숫자를 이루게 하는 점에서 보면 1이 모든 숫자가 됩니다.
또한 10이란 숫자도 1과 그 밖의 숫자에 따라 있게 되었지만 그 또한 모든 숫자를 성립시키면서 모든 숫자가 됩니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법(法)들은 서로가 서로를 전체로 살계해주면서 그로써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라도 온 우주(宇宙)를 성립(成立)시키기도 하고 해체(解體) 시키기도 합니다.
한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온 우주가 그 생각과 어울려 새로운 한 세계를 이루고 그 생각이 사라지는 순간은 우주가 사라지는 법으로, 다른 세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생각 생각마다 온 우주가 전체로 그 생각을 이루고 새롭게 창조(創造)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화엄의 중중무진(重重無盡) 연기법(緣起法)이자 그대로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입니다.
우리들의 삶을 보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그 낱낱의 사건들이 현실(現實)입니다. 이 현실의 삶, 곧 개인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사건들에 대해 그 본질(本質)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욕심내거나 성내는 삶이 불만족(不滿足)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크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현실(現實)의 삶이 불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라 삶을 규정하고 있는 마음이 불만족스러운 것입니다. 이 마음의 주인(主人)은 자아의식(自我意識)입니다. 불만족의 주인은 인새(人生)이 아니라 인생을 잘못 아는 자아의식의 삶의 근거(根據)가 되어있는 경우입니다.
삶 자체가 괴로움이 아니라 삶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불만족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불만족과 불만족의 원인(原因)을 없애고자 여러 가지 가르침을 펼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가르침 중에 특히 중도(中道)의 실천수행(實踐修行)이 근본(根本)이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