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方廣佛華嚴經 略纂偈(대방광불화엄경 약찬게)
2016.,5. 13 동산법사단 강의
혜일 임원호 법사
91) 發心功德明法品(발심공덕명법품):초발심공덕품과 명법품
1 ) 初發心功德品(초발심공덕품)
위에서 수행하는 지위를 갖추었으므로 훌륭한 공덕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니, 십주(十住)의 공덕은 한 계단보다 다음 한 계단이 더 훌륭함은 말하였다. 그 중에서 특별히 초발심주의 공덕을 찬탄하였는데, 처음 발심(發心)한 공덕(功德)은 광대(廣大)하고 끝이 없어 보현보살의 모든 덕을 포섭하였으며, 인행(忍行)과 과덕(果德)을 구족(具足)한 것으로 그 공덕이 법계와 동등하다고 말하였다.
예를 들면, 첫 번째의 사람은 일념 사이에 동방의 무량한 세계를 통과할 수 있는 신통력(神通力)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무한한 시간을 다 허비해도 그는 결코 세계의 끝까지는 갈 수가 없었다. 두 번째 사람은 더 큰 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념 사이에 첫 번째 사람이 통과한 세계보다 더 많은 세계를 갈 수 있지만, 그러나 역시 무량(無量)한 세계의 끝까지는 갈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이 해서 세 번째, 네 번째, 사람으로 갈수록 신통력은 점점 커져서, 마지막 백 번째 사람은 최고로 수승한 신통력을 가졌기 때문에 결국 세계의 끝까지 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백 번째 사람도 초발심보살의 공덕이 얼마나 넓고 심원한 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사람들보다도 초발심보살의 공덕이 훨씬 크다고 하는 것이다. 법혜보살이 초발심보살의 공덕(功德)에 대해 게송으로 설했다.
보리심은 한량없이 크고 넓은 청정한 법계와 같고
집착도 없고 의지하는 곳도 없으며, 물듦도 없어 마치 허공과 같다.
그는 갖가지 행을 닦아서 적멸하여 아무 곳에도 의지하는 바가 없고,
그 마음은 언제나 편히 머물러 요동하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 같네,
항상 씩씩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빨리 보리심을 내어야 하고,
최상의 훌륭한 법을 구하려 하면 빨리 온갖 번뇌를 끊어야 하네,
삼세의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어른과. 일체의 모든 공덕의 업과,
위없는 최장의 보리 열매는 초발심에서 생긴 것이네.
2 ) 明法品(명법품)
보살의 10가지 바라밀과 성취법을 설하고 있다. 앞의 품에서 초발심공덕을 말한데 대하여, 이품에서는 정진해 보살이 초발심하여 일체지(一切智)를 갖춘 보살은 불법을 어떻게 수행해 가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법혜보살(法慧菩薩)이 방일하지 않는 열 가지 바라밀행법(波羅密行法)과 이 바라밀 행으로부터 성취되는 열 가지 청정한 법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정진혜보살이 법혜보살에게 청정한 수행을 닦는 방법을 물었으며, 이에 대해 보살이 대답한 것이 ⎾명법품(明法品)⏌이다.
첫째로는 방일하지 않는 것이다. 방일하지 않는 것이란 게으르지 않음을 말한다. 방일하지 않음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1) 계율을 보호하여 가짐이요(청정히 지키는 것), 2) 어리석음을 여의고 보리심을 깨끗이 함이요, 3) 마음이 정직하여 타인에게 아첨하지 않고 속임을 여윔이요, 4) 부지런히 선근을 닦아 불퇴전(不退轉:물러나지 않는 것)에 아니함이요, 5) 자기가 발심한 것을 항상 생각함이요, 6) 보살도를 실천함이요,
7) 선(善)한 업(業)을 닦으면서도 출세간(出世間)의 과보를 구하지 아니함이요, 8) 2승을 길이 여의고 보살도를 행함이요, 9) 모든 선을 닦아서 끊어지지 않게 함이요, 10) 스스로 계속하는 힘을 항상 관찰함이니라.
방일(放逸)하지 않음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 다음은 10가지의 정법을 수행해야 한다. 다음은 모든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10가지 법의 실행을 설한다.
1) 부지런히 행동하여 물러나지 않는다. 2)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는다.
3)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4) 일체의 법을 닦는 것이 마치 허공(虛空)과 같다.
5) 모든 방편의 지혜로써 모든 법이 법계와 같음을 관찰한다.
6) 모든 법을 분별하여 의지하는 마음이 없다. 7) 항상 큰 서원을 낸다.
8) 청정한 법인(法忍)에 대한 지혜의 광명을 성취한다.
9) 손해되고 이익이 되는 모든 법을 잘 안다. 10) 행하는 법문을 모두 다 청정하게 한다.
그리고 탐욕(貪慾)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을 가르치고, 분노가 많은이 에게는 대자관(大慈觀)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이 에게는 모든 법을 분별(分別)하도록 가르치고, 삼독(三毒)을 고루 가진 이 에게는 훌륭한 지혜를 갖춘 법문을 가르치고, 생사(生死)를 원하는 이 에게는 세 가지 고통을 가르치고, 모든 존재(存在)에 집착(執着)하는 이 에게는 공(空)의 법문을 가르치고, 게으른 이 에게는 정진(精進)하도록 가르치고, 아만(我慢)이 많은 이 에게는 평등관(平等觀)을 가르치고, 마음이 삐뚤어진 이 에게는 보살의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것도 없음을 가르치니라. 이와 같이 일체의 모든 번뇌나 어리석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것을 극복하는 도를 가르치는 이가 바로 보살인 것이다. 그리고 보살의 청정(淸淨)한 십바라밀(十波羅密)을 말한다.
1) 보시바라밀(布施波羅密), 2) 지계바라밀(持戒), 3) 인욕바라밀(忍辱),
4) 정진바라밀(精進), 5) 선정바라밀(禪定), 6) 반야바라밀(般若),
7) 방편바라밀(方便), 8) 원바라밀(願), 9) 력바라밀(力), 10) 지바라밀(智)
위의 십바라밀에 의해서 일체의 중생을 교화하고 갖가지 나쁜 길에서 벗어나게 하며, 정진시켜서 모든 고통으로부터 떠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 계단의 바라밀행을 원만하게 닦고서 다음 계단으로 나아가는 것을 밝힌 것이다. 여기서 3회 설법을 마친다.
92) 佛昇夜摩天宮品(승야마천궁품): 야마천궁품
야마천왕이 부처님 공덕과 야마천궁의 길상(吉祥)함을 노래로 찬탄한 냉용이다. 여기서 부터는 제4회의 설법으로 4품이 있으며, 10해의 법을 설한 곳이다. 부처님이 일체의 보리수 아래와 일체의 수미산 꼭대기를 떠나지 않고서, 야마천궁의 보장엄전으로 향하시는데, 야마천왕은 궁전안에 보련화장 사자좌(寶蓮華藏 獅子座)를 만들어 놓았다.
부처님이 야마천궁의 사자좌에 앉으시자 기금까지 울려 퍼지던 음악이 그치고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자 야마천왕이 옛날 과거 부처님이 계시던 곳에서 선근을 심었던 것을 회상하면서 계송(偈頌)을 읊었다. 그것은 여러 가지 길상(吉祥)중에서 최상 이라고 하는 열 분의 부처님이 어떤 길상한 궁전에 들어가셨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 열 분의 부처님과 들어가신 궁전은 다음과 같다.
보왕여래-감로 가운데 가장 맛이 좋은 궁전
희왕여래 - 온갖 보배로 장엄한 궁전
혜안여래 - 특수하고 훌륭한 궁전
요익여래 - 청정한 보배산의 궁전
무사여래 - 미묘한 보배향의 궁전
천인중존여래 - 가볍고도 미묘한 향의 궁전
무거여래 - 밝고 깨끗하며 두루 보는 눈의 궁전
분별여래 - 즐겁고 장엄한 궁전
고행여래 - 평등한 빛이 두루 비치는 궁전
이들 열 분의 여래는 세간(世間)의 등불이며, 지혜가 무량하고 세간에서 가장 높으며, 위없는 스승으로서, 각각 최고로 길상(吉祥)한 궁전에 드신 것이다. 이 궁전에서 제4회의 설법이 시작된다.
93) 夜摩天宮偈讚品(야마천궁게찬품) : 야마천궁게찬품
이품은 제4회 10행의 서론에 해당된다.
친혜세계(親慧世界)등 수많은 세계에서 공덕림(功德林)보살을 위시하여 시방의 부처님세계의 혜림보살, 승림보살, 무외림보살, 참괴림보살, 정진림보살, 역림보살, 향림보살, 각림볼살, 지림보살 등 보살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모여들자, 부처님께서 두 발등에서 백천억묘색광명(百千億妙色光明)을 놓아 시방세계를 비추셨다. 여기서 모여든 보살이 수풀 림(林)자가 돌림자가 된 것은 보살의 공덕행(功德行)이 하나가 아니라 수없이 쌓임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이 중에서 정진림(精進林) 보살이 부처님의 차별 없는 평등한 대 지혜를 말씀하시는 내용 가운데 수(數)를 혜아리는 비유가 나온다. 이는 이에 화엄교학(華嚴敎學)에서 상즉상입(相卽相入)을 설명하는 수십전유(數十錢喩)로 체계화 되었다.
이품에서는 각림보살이 노래한 ‘유심게(唯心偈)’는 불교의 마음(唯心)철학이 설해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 ‘유심게’ 는 지옥을 없애주는 노래로도 알려져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 사찰에서 자주 염송하는 유명한 구절의 하나이다.
*심여공화사 능화제세간(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모든 세간을 그려내나니
*오온실종생 무법이부조(五蘊悉從生 無法而不造)
오온도 마음 따라 생하여 모든 법 만드는 도다
*여심불역이 여불중생연(如心佛亦爾 如佛衆生然)
마음(心)과 같이 불(佛)도 그러하고 불(佛)과 같이 중생(衆生)도 그러해
*응지불여심 체성개무진(應知佛與心 體性皆無盡)
마땅히 알라 불(佛)과 심(心), 그 본성(本性)이 모두 무진 하구나
*약인욕요지 삼세일체불(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만일 어떤 사람이 삼계의 모든 불(佛)을 알고자 한다면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응당 법계의 본성을 관찰하라. 일체가 다 오직 마음에서 만들어 짐이로다.
이 게송은 예부터 ‘지옥을 쳐부수는 게송(破地獄眞言)’ 이라 불렀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인연 설화가 있다. 당나라 문명 원년(684)의 일이었다. 수도에 왕 씨라고 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착한 일도 하지도 않았고 계율을 지키지도 않았다. 드디어 그가 병이 들어 죽자 두 사람의 옥졸(獄卒)이 왕 씨를 안내하여 지옥문 까지 데리고 왔다.
그 때 그곳에 있던 지장보살(地藏菩薩)이 왕 씨에게 게송을 주면서 외우라고 했다. 그 게송은 위에 쓴 『華嚴經』의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라는 문구였다.l
지장보살은 왕 씨에게 이 게송을 준 뒤 ‘이 게송을 외우면 지옥(地獄)에 떨어지지 않는다.’ 고 일러주었다. 왕 씨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공포로부터 벗어나고픈 일념으로 이 게송을 열심히 외웠다.
이윽고 염라대왕 앞으로 끌려 나가자 염라대왕은 왕 씨에게 ‘그 게송을 외우면 도대체 무슨 공덕이 있는가?’ 하고 물었다. 왕 씨는 ’저는 단지 이 게송을 일심(一心)으로 외우고 있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그의 죄를 면하여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했다. 왕 씨는 3일후 소생했으며, 이 게송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왕 씨는 사찰을 찾아가 스님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기억하고 있던 게송에 대해 들었던 『화엄경』 속의 게송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왕 씨는 스스로 체험한 이 이야기를 공관사의 승정(僧定)법사에게 상세히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