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은 누구에게나
불법(佛法)에서는 누구에게나 또 어느 시대나 보편타당한 진리(眞理)만을 펴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불법의 진리를 벗어나서 자신의 주장이나 관례에 따라서 설법을 행한다면 이는 부처님의 뜻을 바르게 따르는 진정한 불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불법에는 유정설법(인간)과 무정설법(우주자연)이 다 포함이 되어있다고 보겠습니다.
「중아함경」에서 “풍문이나 전설이나 소문에 잘못 이끌리자 마시오, 어떤 종교의 성전(聖典)있는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끌리지 마시오, 논리나 추리에 불과한 말에 이끌리지 마시오. 검중되지 않은 논리의 전제에 이끌리지 말고, 어떤 이론이 자신들의 지시를 받는다고 무조건 따르지 말고, 어떤 가르침이 비난을 받는다고 무조건 배척하지도 마시오. 어떤 사람이 그럴 듯해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이끌리지 말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사람이 주장했다고 해서 그 말에 현혹되지 마시오,” 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전래되어오는 전설이나 소문에 귀를 기울이며 잘 따라갑니다. 종교의 경전에 있는 말이면 아무런 검증도 없이 부조건 믿으려 합니다. 그런가하면 사람의 어떤 신체적 특징이나 걷 모습이 잘 생겨 대단해 보인다고 해서 이를 따라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불법은 인간만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우주 만물에 대한 이법 을 다루는 우주
적 종교로 보아야 합니다. 우주 속에 지구, 지구 안에 우리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느 시대에 믿었던 특정한 진리나 또는 어느 성인이라 부르는 특정한 사람의 교리나 주장을 무조건 따르는 것은 결코 불법도 아니고 불교도 아닙니다. 부처님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어리석음을 짓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탐, 진, 치 삼독과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등 사상을 버리고 제법실상을 여실하게 본다면 위에서 말 한 것과 같은 무지한 생각이나 행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붓다 당시 원로 비구라 하면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오른 사람으로서 승가를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비구들 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 원로 비구가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능력을 말씀하십니다.
첫째,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논리에 맞지 않게 정황하게 늘어놓는 법문은 듣는 자로 하여금 흥미를 잃게 합니다. 논리적 재능은 서로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또 남의 의견을 신중하게 듣는 토론의 과정을 통해서 길러지게 됩니다. 그런데 한국불교에는 심각한 토론 본다는 일방적인 의견이나 법문 전달과 교(敎)보다는 선(禪)을 중시하는 풍토에서는 논리적 재능이 제대로 길러 지가가 어렵다고 보겠습니다.
둘째, 인과 관계에 따른 분석능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문법적 표현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넷째, 경험적 인식에 대한 분석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다섯째, 그 시대에 알맞은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불법은 어느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 시대에 알맞은 일을 청정하고 활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원로 승려들은 과연 현대에 알맞은 일을 수행하면서 불법을 잘 펴고 있는지?
불법은 출가자의 사유물이 아니라 우주(宇宙) 내의 만물(萬物)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불법(佛法)의 수행(修行)은 인간을 포함한 만물을 위하는 것이라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르기를 여덟 가지 옳지 못한 습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앙굿다라 니까야)
자기가 보지 않은 것을 본 것처럼 말하는 것, 듣지 못한 것을 들은 것처럼 말하는 것,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것처럼 말하는 것,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 보았으면서 보지 않은 듯이 말하는 것, 들었으면서 듣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것, 경험했으면서 경험하지 않은 듯이 말하는 것, 알면서 알지 못는 듯이 말하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거나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거나 등등 모두 거짓으로 남을 속이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고, 듣고 아는 것에 대한 거짓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특히 수행자로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했다고 하는 거짓은 중대한 좌약입니다. 예를 들어 깨달음의 경지를 경험했다고 한다면 자신이 아주 높은 경지에 이르러 남을 제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아상을 거짓으로 과시할 수 있시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은 출가자 들 뿐만 아니라 모든 불자들은 정직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