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동산법사단 혜일 헐방

양경쌍조

wonho lim(혜일) 2022. 6. 2. 10:39

양경쌍조(兩鏡雙照)

 

마음밖에 따로 존재(存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對象)도 그 자체로서 존립근거(存立根據)가 없습니다.

그것들도 인식주체(認識主體)인 마음과의 상관(相關)관계에서만 그와 같이 보이고 들릴 뿐, 마음을 떠나서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인식대상(認識對象)을 본다고 하는 것은 주체(主體)로서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식 주체인 마음에 의해서 그렇게 보여 지도록 대상화(對象化) 된 자기마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대상을 만들기도 하고 대상이 마음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말은 마음과 대상이 인식의 장에서 하나임을 뜻합니다.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먼저 있고 그것에서 다른 것이 파생될 수 없음을 이야기 합니다.

 

다시 말하면 마음과 대상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대상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대상도 마음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본다고 하는 것은 대상이면서 동시(同時)에 자기 마음이고 자기마음이 동시에 대상이 되어 있는 관계입니다.

 

이것을 옛 스님들께서는 두 거울이 마주보고 서로를 비추고 있다.”(양경쌍조: 兩鏡雙照)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주(無住)란 말, 머무름 없이 라는 말이 문제가 됩니다. 문자로 설명해야 되기에 무주(無住)로 설명하지만, 흔히 머무름 없는 무주를 수행의 유익한 방법으로 거론하는데 사실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모든 상대계(相對界)는 머무름에 의해 형성된 세상이기에 생활의 일모(一毛)는 물론이고 생각을 걷어낸 곳에서도 머무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들이 깨달음의 함정에 감쪽같이 속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주(無住)는 허상(보이는 상대계)에서 깨어나 실상(兩鏡雙照:양경쌍조)을 당연하게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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