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佛法)이 필요한 사회"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바름(正)을 가지고 하여야 한다.(이정치국;以正治國) 라고 노자(老子)는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자(孔子)는 나라를 다스림은 바를(正)이다.(정정야;政正也)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정도(正道)를 말씀하셨습니다.
바를 정(正)자를 파자 풀이하면 하나(一)에 머무름(止)이라 하지만, 아래 하(下)가 위로가고, 위 상(上)이 아래로 간 것이 바를 정 자(正字)입니다. 아래(피지배층)가 위로 오르고, 위(지배층)가 아래로, 계속 바꾸자는 것이 민주주의(民主主義)의 원칙이라고 말합니다. 순리로 바꾸는 것이 바름(正)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만은 계속하여 지배층으로 있어야겠다고 허욕을 부리고, 그의 자식, 친지들 까지도 지배층으로 유지 해야겠다고 하면 이미 바른길의 정도(正道)는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부정부패가 되는 것입니다.
위(지배층)로 오르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아래로 내려갈 줄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치(政治)의 기본인 바름(正)이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바꾸어진다는 의미를 가진 주역(周易)에서도 ‘하늘이 위로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면’ 막히게 되지만, ‘땅이 위에 오르고 하늘이 아래에 있으면’ 크게 통한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막히면(불통:不通) 독재정치(獨裁政治)요, 잘 통하면 민주주의(民主主義)가 된다는 것입니다. ※주역 64괘중 11번째 지천태(地天泰) 괘, 12번째 천지비(天地否) 괘
조서조(朝鮮朝)도 양반들이 상민(常民)을 위로 받들지 않고 밑에 두고 내려 누르기만 하는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투쟁하니까 나라는 어려워졌습니다. 권력의 욕심으로 양반들 끼리도 서로가 서로의 집안을 모략(謀略)하여 못살게도 만들었습니다.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정치(政治)가 바로 되어야 국민이 편하게 살게 된다는 것을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혹(迷惑)한 중생(衆生)들이 정치를 하다 보니 흑백논리로 네편, 내편, 편을 가르며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져 늘 불협화음(不協和音)으로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누가 죄인이 될까요?
여기서 불교(佛敎)가 바로 되어 정치(政治)가 부족한 부분을 감당해야 된다고 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은 스님이나 불교 지도자들, 종단에 관계자들이 개인적인 사리사욕에 집착하지 말고 시회에서 보라는 듯이 매사에 솔선수범하여 모범이 되게 생활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야 된다고 봅니다. 부처님 가르침, 정도(正道)를 배우신 불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국민에게 난투극(亂鬪劇)을 보여주는 일은 없겠지요.
싸우기를 좋아하는 미혹한 중생(衆生)과는 달리 부처님 말씀, 정도(正道)를 배워 깨달은 사람이 되면 인간적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사랑하게 되고, 시기 질투하며 싸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합니다.
또한 우주적 공간(空間)과 시간 속에, 공간적으로 한 점에 지나지 않고, 시간적으로도 한 점에 지나지 않는, ‘나’ 라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 나와 너의 개체(個體)가 만났다는 것은 맹귀우목(盲龜遇木:눈먼 거불이가 망망대해에서 나무토막 만나기) 이상의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 만남이겠습니까, 그런데 욕심을 부리며 서로 미워하고 속이고 업신여겨서야 되겠어요, 전광석화(電光石火:번개 불 처럼 빠른)로 만났다가 전광석화처럼 헤어져야 하는데 싸울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주어진 시간 내에 인간답게 정도(正道)로 살아가기도 바쁜데 말입니다. 깊이 새겨보아야 합니다.
부처님 공부를 해서 깨닫게 되면 나도 너요, 그도 나요. 남이 없는데 싸울 까닭이 없습니다. 상대(相對), 즉 남이 있어야 싸우게 되지, 남이 없으니 싸우고 싶어도 싸울 상대가 없어서 못 싸운다는 것입니다. 뺨을 맞아도 내가 나의 뺨을 때린 것이요, 욕을 먹어도 내가 내게 욕을 한 것이 됩니다.
문제는 깨닫는 사람이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구마라집 제자 승조 법사님의 말씀처럼 늘 마음속에 천지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는 것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비록 깨닫지(증오:證悟)는 못하였다 해도 해오(解悟)수준은 되어 사회와 개인의 삶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사료됩니다.(천지여아동근 만물여아동체: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同體)
정치(政治)하는 분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이 이러한 입장이 되어 삶을 살아간다면 서로가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아름다운 사회, 바로 이곳이 행복한 정토, 극락정토(極樂淨土)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 다툼할 일이 없는 것이지요, 그러면 불신(不信)의 사회(社會)가 태평성대 한 행복한 사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